2024.07.27 (토)

  • 흐림속초29.0℃
  • 흐림28.5℃
  • 흐림철원28.5℃
  • 구름많음동두천27.7℃
  • 구름많음파주30.0℃
  • 흐림대관령25.6℃
  • 흐림춘천29.1℃
  • 흐림백령도26.7℃
  • 흐림북강릉31.2℃
  • 흐림강릉33.5℃
  • 구름많음동해28.3℃
  • 소나기서울29.3℃
  • 구름조금인천31.1℃
  • 흐림원주27.8℃
  • 구름많음울릉도29.3℃
  • 소나기수원29.1℃
  • 흐림영월0.3℃
  • 흐림충주28.1℃
  • 구름많음서산31.4℃
  • 구름많음울진30.3℃
  • 흐림청주30.4℃
  • 흐림대전29.0℃
  • 흐림추풍령28.6℃
  • 흐림안동30.7℃
  • 흐림상주28.1℃
  • 구름많음포항34.5℃
  • 흐림군산29.1℃
  • 흐림대구32.4℃
  • 구름많음전주30.3℃
  • 구름조금울산31.7℃
  • 구름조금창원30.7℃
  • 구름많음광주30.1℃
  • 구름조금부산29.6℃
  • 구름많음통영28.3℃
  • 구름조금목포32.1℃
  • 구름많음여수30.0℃
  • 구름많음흑산도28.7℃
  • 구름많음완도31.5℃
  • 구름많음고창30.9℃
  • 구름많음순천27.0℃
  • 흐림홍성(예)29.1℃
  • 흐림28.3℃
  • 구름많음제주33.1℃
  • 구름조금고산29.4℃
  • 구름조금성산28.8℃
  • 구름많음서귀포30.3℃
  • 구름조금진주30.9℃
  • 구름많음강화30.3℃
  • 흐림양평27.1℃
  • 흐림이천28.2℃
  • 흐림인제29.0℃
  • 흐림홍천27.5℃
  • 구름많음태백28.6℃
  • 흐림정선군27.7℃
  • 흐림제천27.3℃
  • 흐림보은27.0℃
  • 흐림천안27.9℃
  • 흐림보령29.9℃
  • 흐림부여29.1℃
  • 흐림금산28.6℃
  • 흐림29.0℃
  • 구름많음부안30.1℃
  • 구름많음임실28.5℃
  • 구름많음정읍31.9℃
  • 구름많음남원29.9℃
  • 구름많음장수28.3℃
  • 구름많음고창군30.8℃
  • 구름많음영광군31.6℃
  • 구름조금김해시31.0℃
  • 구름많음순창군30.7℃
  • 구름많음북창원31.5℃
  • 구름조금양산시30.8℃
  • 구름많음보성군29.6℃
  • 구름많음강진군31.5℃
  • 구름많음장흥28.9℃
  • 구름조금해남31.5℃
  • 구름많음고흥30.9℃
  • 구름많음의령군31.4℃
  • 구름많음함양군29.8℃
  • 구름많음광양시29.6℃
  • 구름조금진도군31.2℃
  • 흐림봉화27.8℃
  • 흐림문경26.0℃
  • 구름많음청송군30.8℃
  • 맑음영덕33.1℃
  • 구름많음의성31.2℃
  • 구름많음구미31.1℃
  • 구름많음영천32.1℃
  • 구름많음경주시34.2℃
  • 구름많음거창28.6℃
  • 구름많음합천28.3℃
  • 구름많음밀양31.7℃
  • 구름많음산청29.8℃
  • 구름많음거제28.8℃
  • 구름많음남해29.0℃
  • 구름많음30.7℃
5월 18일 5시 18분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피니언

5월 18일 5시 18분

1980년 5광주 구 도청 앞 금남로에는 전일빌딩이라는 큰 건물이 하나 있었다이 건물은 도청 안팎에서 광주 시민들이 피를 뿜으며 죽어가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고헬리콥터에서 쏜 기관총 245발을 온몸으로 받아냈다외신 기자는 전일빌딩 옥상에서 그날의 참상을 모두 카메라에 담은 후 목숨을 걸고 광주를 빠져나와 수백명이 죽어간 그날의 참상을 세계에 알렸다오늘 전일빌딩은 전일빌딩245’라는 새 이름을 갖고 42년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다공수부대원들의 군화에 짓밟히던 도청 앞은 깨끔하고 포근한 광장으로 탈바꿈했고빌딩 벽에 박혀 있던 총알은 하나하나 빼내서 흔적만 남아있지만 아직도 전일빌딩을 바라보고 있자면 왠지 모를 비장함이 느껴진다.

 

 

매일 오후 5시 18분이 되면 전일빌딩 옥상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차분하고 또렷한 멜로디로 퍼져나간다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1년에 소설가 황석영씨가 작사하고전남대학교 학생 김종률씨가 작곡하였으며 5.18 당시 사망한 두 남녀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곡이다대한민국에서 이 곡이 갖는 상징성은 정말 커서 5.18 관련 행사 뿐만 아니라, 웬만한 시위 현장에서는 대부분 이 곡을 들을 수가 있다이곳에 처음 와서 저 멜로디를 듣는 사람은 신기한 듯이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곳을 바라보기도 하고노래를 아는 사람은 콧소리를 섞어서 흥얼거리기도 하는데전일빌딩 주변에서 생업에 종사하시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매일같이 듣는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알려주는 의미 외에 다른 무엇인가를 부여하긴 좀 어렵다사실 전일빌딩245 근처에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이 많은데공시생들은 그 노래만 들으면 우울해지니 임을 위한 행진곡 좀 제발 틀지 말라는 민원이 쉬지 않고 들어온다고 한다.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마저도 무뎌지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42년 전 전일빌딩 앞에서 일어난 일들을 생생하게 기억하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죽어간다그런데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42년 전 5월의 슬픔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꽉 막혀버린 채 갈팡질팡하며 보내버린 지난 2년이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다. 2022년 5월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을 때마다 1980년 5월을 기억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매년 5월 이맘때나 되어야 5.18이 있었다는 사실을 스치듯 떠올리지 일 년 내내 5.18이 일어났던 광주를 기억하면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이렇게 그날을 까맣게 잊은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저 멜로디는 한 번이라도 그날을 때때로 기억해줬으면 하는 간절함을 담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오늘을 사는 당신에게 5.18은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가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들손님에게 웃으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의자에 엉덩이 딱 붙이고 수험서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가 흘린 뜨거운 피로 인해 겨우겨우 가능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펄떡이는 심장을 가진 청춘들이 죽음 앞에서 공수부대원들의 총칼과 맞서 싸우며 흩뿌린 피 때문에 말이다.

 

 

오늘도 임을 위한 행진곡 멜로디는 전일빌딩 주변을 넓게 덮었고전일빌딩 앞 광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빛은 다들 밝았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